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지면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권 부총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호주 쿨럼에서 열린 제14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재경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통신문에서 밝혔다. 그는 또한 당시 행사에서 각국 대표들이 의견을 나눈 결과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적극 동조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경고는 높은 수익률을 노려 해외로 이동한 엔화 자금이 최근처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규모로 급속히 청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권 부총리는 과거 사례도 거론했다. 1980년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국의 금융위기가 그 첫 번째 사례다. 북유럽 국가들은 1980년대 일본 은행들의 막대한 대출자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 자산가격이 급등했지만 1990년을 전후로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거품이 빠지면서 금융기관 부실이 급증하는 등 금융위기를 맞았다는 것.
1997년 우리나라 상황도 마찬가지다. 권 부총리는 "1997년 11월 일본 은행들이 우리나라에 대출했던 대규모 자금을 BIS 자기자본 감소 등을 이유로 한꺼번에 회수하면서 일본 외 다른 나라 은행들의 자금 회수까지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의 경고는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엔캐리 청산을 자극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진우 농협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엔캐리 트레이드는 이미 청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미국 증시가 약세일 때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게 그 증거"라고 전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있지만 실제 정확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7년 4월 현재 엔캐리 자금 규모는 약 1700억달러로 추산됐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일본 은행의 외국 은행에 대한 대출 규모를 2006년 9월 말 현재 3900억달러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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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들어온 엔캐리 자금 규모도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2년간 국내로 유입된 엔캐리 자금을 6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엔화가 다른 나라 통화로 바뀐 뒤 유입된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급격히 증가할 수도 있다.
엔캐리가 청산된다면 무엇보다도 각국의 주가 급락과 환율 변동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엔화 대출자들도 상환 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여기에 엔화가치마저 오른다면 이중 압박에 시달릴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 경제가 일본 금융기관에서 빌린 금액은 45억달러 수준이다. 태국 중국 대만 등 기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규모 자체가 매우 큰 편이다. 급격한 엔화 자금 유출은 국내 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에 대한 영향도 불가피하다.
다만 실물 부문에서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엔 부정적 효과도 있지만 그동안 원화 강세 요인이 해소되면서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 용 어 > 엔캐리 트레이드 :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는 저금리 국가 화폐로 조달한 자금을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국가에 투자ㆍ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0%대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 엔화 자금을 조달해 호주 뉴질랜드 등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고 차익을 얻는 거래를 특히 엔캐리 트레이드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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